커버드콜 ETF, 높은 분배율의 대가는 무엇인가
연 12%, 15% 분배율을 내건 ETF를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예금 금리의 몇 배니까요. 그리고 분배금은 실제로 나옵니다. 사기가 아닙니다. 다만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커버드콜이 하는 일
주식을 보유한 채로 그 주식의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입니다. 콜옵션을 판다는 것은 "주가가 이 가격을 넘으면 그 위의 이익은 당신 것" 이라고 약속하고 대가를 미리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커버드콜은 상승 여력을 팔아 현금흐름을 사는 거래입니다. 하락은 그대로 맞고, 상승은 일정 수준에서 잘립니다.
분배율이 높으면 주가는 어떻게 되나
여기가 핵심입니다. 프리미엄으로 번 것보다 더 많이 분배하면 그 차액은 자산에서 나갑니다. 그러면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줄고, 주가도 따라 내려갑니다.
이것을 흔히 NAV 훼손이라고 부릅니다. 분배금을 받았는데 원금이 그만큼 줄어 있다면 실질적으로는 내 돈을 나눠 받은 것에 가깝습니다.
그럼 나쁜 상품인가
아닙니다. 맞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 맞는 경우 | 안 맞는 경우 |
|---|---|
| 지금 현금흐름이 필요한 은퇴자 | 20~30년 자산을 불려야 하는 사람 |
| 횡보장에서 수익을 만들고 싶을 때 | 강한 상승장을 기대할 때 |
|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 포트폴리오 전체를 채울 때 |
상승장에서 커버드콜은 지수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구조가 그렇습니다. 자산을 불리는 단계에서 전부를 커버드콜로 채우면, 매달 현금은 들어오는데 총자산은 뒤처집니다.
재투자 시뮬레이션의 함정
"분배금을 재투자하면 복리로 불어난다"는 계산에는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계산기는 주가가 그대로라고 가정합니다. 분배율 12%짜리를 주가 하락 없이 20년 굴리면 숫자가 엄청나게 나옵니다.
그런데 NAV가 매년 조금씩 깎이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계산을 주가 성장률 −2%로 돌리면 결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가정 하나가 결과를 지배합니다.
같은 '커버드콜' 이라도 얼마나 덮었느냐가 다르다
커버드콜 ETF를 하나로 묶어 보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보유 주식 중 몇 %에 콜을 팔았는지가 성격을 거의 결정합니다.
| 커버 비율 | 분배율 | 주가 상승 참여 | 성격 |
|---|---|---|---|
| 100% (풀커버) | 가장 높음 | 거의 없음 | 현금흐름 전용. 자산은 거의 안 는다 |
| 30~50% (부분) | 중간 | 남은 비중만큼 참여 | 현금흐름과 성장의 절충 |
| 10~15% (초단기·데일리) | 높게 표시되기도 | 상당 부분 참여 | 만기가 짧아 회전이 빠름 |
이름에 '타겟' '데일리' '프리미엄' 같은 말이 붙어도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운용사 자료에서 옵션 매도 비중과 만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부분 커버형은 풀커버보다 분배율이 낮은 대신 상승장에서 뒤처지는 폭이 작습니다.
분배율이 높아지는 국면이 좋은 국면은 아니다
옵션 프리미엄은 변동성이 클수록 비쌉니다. 그래서 시장이 흔들릴 때 분배금이 늘어납니다. 이 관계를 모르면 신호를 거꾸로 읽습니다.
반대로 조용한 상승장에서는 프리미엄이 싸져 분배금이 줄고, 그런데도 상승분은 콜에 묶여 못 따라갑니다. 양쪽 국면 모두에서 아쉬운 구간이 존재하는 것이 이 구조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어디에 쓰나
구조를 알고 나면 쓸 자리가 분명해집니다.
- 이미 은퇴해 현금흐름이 필요한 단계. 자산을 더 불릴 필요가 크지 않고 매달 들어오는 돈이 필요하다면, 총수익을 조금 내주고 현금흐름을 사는 거래가 성립합니다.
-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성장 자산과 섞으면 전체 변동성이 낮아집니다. 비중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분배금을 재투자하면 저절로 비중이 커집니다.
- 적립 초기에 전부를 채우는 것은 대체로 손해입니다. 20~30년 남은 자금이라면 총수익이 결과를 지배하고, 커버드콜은 그 항목에서 불리합니다.
체크리스트
- 분배율이 아니라 총수익을 본다.
- 상장 이후 주가 추이를 본다. 계단식으로 내려가고 있지 않은지.
- 분배 재원이 옵션 프리미엄인지 원금인지 운용사 자료로 확인한다.
-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정해 둔다. 재투자하면 고분배 종목이 저절로 비중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