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재투자, 복리는 어떻게 작동하고 어디서 어긋나나

배당을 쓰지 않고 같은 종목을 다시 사면 주식 수가 늘어납니다. 늘어난 주식이 다음 배당을 더 많이 만들고, 그게 또 주식을 늘립니다. 이 되먹임이 배당 재투자입니다.

숫자로 보면

1억원을 배당수익률 5%(세후 4.23%)짜리에 넣고, 주가는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합니다.

기간배당 인출배당 재투자
10년1억원 + 배당 4,230만원약 1억 5,130만원
20년1억원 + 배당 8,460만원약 2억 2,890만원
30년1억원 + 배당 1억 2,690만원약 3억 4,630만원

30년이면 재투자 쪽이 9천만원 이상 앞섭니다. 배당을 꺼내 쓰지 않은 것만으로 생긴 차이입니다.

가정 하나 — 주가가 그대로일 리 없다

위 표는 주가 변동 0%를 깔았습니다. 현실에서는 오르거나 내립니다. 그리고 이 가정이 결과를 크게 흔듭니다.

같은 포트폴리오, 25년 후 월 배당 성장률 −3% 932만원 성장률 −2% 1,143만원 성장률 0% 1,725만원 성장률 +3% 3,220만원 성장률 +5% 4,887만원

가장 낮은 값과 높은 값이 5배 넘게 벌어집니다. 계산기가 큰 숫자 하나를 보여주면 그게 예정된 미래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가정에 따라 결정되는 범위입니다.

쓰는 법. 낙관·기준·보수 세 가지로 돌려서 구간으로 읽으세요. 은퇴가 멀수록 가정의 영향이 커지므로, 먼 미래일수록 보수 쪽에 무게를 둡니다.

가정 둘 — 비중이 저절로 쏠린다

덜 알려진 함정입니다. 배당을 각 종목에 자기 자신으로 재투자하면, 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가장 빨리 불어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뀝니다.

합산 수익률 1위 종목 비중 지금 7.5% 15% 15년 후 9.3% 30% 25년 후 10.8% 44%

25년 뒤에는 고배당 종목 하나가 포트폴리오의 44%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합산 배당수익률이 저절로 올라가고, 계산기의 미래 배당액도 그만큼 커집니다.

문제는 이게 집중이라는 점입니다. 그 종목이 분배금을 줄이면 계획 전체가 흔들립니다. 게다가 고배당 종목은 커버드콜처럼 구조적으로 주가가 눌리는 유형인 경우가 많아, '수익률이 높으니 더 산다'가 위험을 키우는 방향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세금을 미루는 것이 왜 그렇게 큰가

「절세계좌에서 굴리면 좋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 크기가 잘 안 와닿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세금을 매년 떼는 경우와 안 떼는 경우만 다르게 놓고 20년을 굴려 봅니다.

1억원 · 연 배당 5% · 전액 재투자 · 주가 변동 없음 [일반계좌] 배당 500만 → 15.4% 떼고 423만 재투자 실효 재투자율 4.23% 20년 뒤 약 2.29억 [절세계좌] 배당 500만 전액 재투자 재투자율 5.00% 20년 뒤 약 2.65억 ───────────────────────────────────── 차이 약 3,600만원 — 원금의 36%

매년 떼이는 것은 배당의 15.4%로 작아 보이지만, 그 돈이 다시 배당을 낳을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 진짜 비용입니다. 기간이 길수록 벌어집니다. 10년이면 차이가 원금의 15% 정도인데 20년이면 36%가 됩니다.

이 계산은 세금을 미룬 효과만 본 것입니다. ISA·연금계좌도 결국은 정산하므로 최종 차이는 이보다 작습니다. 다만 정산 세율이 15.4%보다 낮고(9.9% 또는 3.3~5.5%), 그때까지 굴린 시간이 남으므로 방향은 그대로입니다.

재투자가 불리해지는 경우도 있다

「쓰지 않아도 되는 배당이면 재투자」가 기본이지만, 예외가 셋 있습니다.

DRIP 이 국내에는 거의 없다

미국에는 배당을 자동으로 같은 종목에 재투자해 주는 DRIP(Dividend Reinvestment Plan)이 흔하고, 소수점 단위로 사 주기 때문에 배당 전액이 남김없이 재투자됩니다.

국내는 사정이 다릅니다. 자동 재투자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제한적이고, 대부분 직접 사야 합니다. 주 단위로만 살 수 있어 자투리가 남는 문제도 있습니다. 주당 8만원짜리를 사려는데 배당이 5만원 들어왔다면 그 달은 못 삽니다.

현실적인 대안은 둘입니다. 가격이 낮은 ETF로 자투리를 줄이거나, 배당을 몇 달 모아 한 번에 사는 것입니다. 후자는 그동안 현금으로 놀지만, 거래비용과 자투리를 줄이는 효과가 그보다 클 때가 많습니다. 분배금이 자동으로 재투자되는 TR(Total Return)형 ETF를 쓰면 이 문제 자체가 없어지는데, 대신 현금이 안 들어오므로 생활비 목적과는 맞지 않습니다.

인출 단계는 다른 문제다

모으는 동안은 재투자가 답이지만, 은퇴해서 쓰기 시작하면 계산이 바뀝니다. 배당만으로 생활비가 되는지, 모자라면 원금을 얼마나 헐어야 하는지, 그때 건강보험료와 세금이 얼마나 붙는지가 새 변수로 들어옵니다. 모으는 계획과 쓰는 계획은 따로 세워야 합니다.

내 계좌의 배당은 세금 떼고 얼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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